2024노1932
발달장애 및 정신질환이 있는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일정량을 은박지 또는 유리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하여 발생한 연기를 코로 흡입하거나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로 희석한 다음 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4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였다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후 제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범행을 전부 부인하며 항소하였는데, 당시 수사기관이 피고인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아 압수한 소변·모발·유리조각 등 관련 증거들의 증거능력 유무가 다투어진 사안에서, 소변·모발·유리조각 제출의 임의성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들 증거는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위법하게 압수된 소변·모발·유리조각에 기초하여 수집한 2차 증거들 역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사례<br/>
발달장애 및 정신질환이 있는 피고인이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일정량을 은박지 또는 유리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하여 발생한 연기를 코로 흡입하거나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로 희석한 다음 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4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였다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후 제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범행을 전부 부인하며 항소하였는데, 당시 수사기관이 피고인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아 압수한 소변·모발·유리조각 등 관련 증거들의 증거능력 유무가 다투어진 사안이다. <br/> 피고인은 북한이탈주민 여성으로서 탈북 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얻은 이후 정신과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였고, ‘주의나 처치가 필요한 심각한 행동장애가 있는 경도 정신지체’ 및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장애’를 이유로 짧게는 약 1주일, 길게는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약 1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던 점, 피고인은 심리평가결과에서 ‘전체지능 57(매우 낮은 수준), 사회성숙연령 11세 수준’으로 평가되었으며, 공판기일에서 자신이 처한 법적 상황이나 절차상 지위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 가정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었다.’는 이유에서 성년후견을 개시하는 심판을 하였고, 피고인의 성년후견인은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면 화와 짜증을 내고 또 잘 구슬리면 번복하여 다른 말을 하기도 한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의 특성을 표현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국립정신건강센터 외래 및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그 후 병원에서 ‘조현정동장애, 조증형’, ‘양극성 정동장애, 현존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조증’,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 등을 진단받고 외래치료를 받았던 점 등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발달장애 및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임의제출의 법률적 의미나 효과를 이해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인치된 후 형사사법절차와 관련하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4항, 제6항에 따라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있음과 그 구체적인 조력의 내용을 고지받지도 못한 채 소변·모발·유리조각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은 자발적인 의사에 기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제출의 임의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들 증거는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나아가 위와 같이 위법하게 압수된 소변·모발·유리조각에 기초하여 수집한 2차 증거들 역시 모두 증거능력이 없으며, 그 밖에 나머지 증거들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법관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하기에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사례이다.<br/>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5. 4. 1. 법률 제208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 (나)목, 제4조 제1항 제1호, 제60조 제1항 제2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4항, 제6항, 형사소송법 제218조, 제307조, 제308조, 제308조의2, 제325조<br/>
【피 고 인】 피고인<br/>【항 소 인】 쌍방<br/>【검 사】 최재현 외 2인<br/>【변 호 인】 변호사 김성규<br/>【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24. 10. 16. 선고 2023고단4133, 4888, 2024고단2444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을 파기한다.<br/> 피고인을 징역 1년 2개월에 처한다.<br/>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은 무죄.<br/><br/>【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br/> 가. 피고인<br/> (1) 사실오인<br/> 피고인은 단 한 차례도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흡입·주사한 사실이 없고 단지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과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을 뿐이므로(특히 피고인의 지능지수는 57로서, 필로폰을 가열하여 연기를 흡입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행동을 수행할 능력도 없다), 원심판결 중 필로폰 투약으로 인한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에 관하여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br/> ① 2022. 11. 중순경 범행에 대한 증거는 피고인의 소변검사결과 이외에는 사실상 없는데,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범행 시각(‘2022. 11. 중순경’)이나 장소(‘서울 일원’)가 기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필로폰 성분의 알약’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확인된 바 없어 공소사실조차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과연 은박지 위에 알약을 놓고 아래에서 열을 가하여 발생한 연기를 들이마신 것인지 여부나 피고인이 투약한 필로폰의 양[증거기록 116면에는 "...필로폰(10g)을... 투약하였다."라고 기재되었는데, 위의 분량은 그 가격이나 규모에 비추어 피고인이 도저히 구할 수 없고, 1회에 투약할 수도 없는 것이다]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도 없다.<br/> 피고인의 계모인 공소외 1은 ‘피고인이 라이터를 이용하여 불을 가열해 필로폰 연기를 흡입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행동을 할 줄도 모른다. 사건 무렵 피고인이 정신과 약과 다이어트 약 봉지에 들어있던 수십 개의 알약을 한꺼번에 복용하였다.’고 하는바(피고인은 변호인의 질문에 "살을 빨리 빼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피고인의 소변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로 인한 영향임을 배제할 수 없다.<br/> ② 그 밖에 3회(2022. 6. 중순경, 2024. 4. 초순경 및 2024. 6. 16.경)의 필로폰 투약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환청을 듣고 진술서(2024. 6. 17. 자)에 공소사실과 같이 투약한 것이라고 기재하였으나,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 피고인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사실은 ‘사법경찰관들이 잠도 안 재우고 담배도 안 줘서 머리가 아파서 그냥 그렇게 썼고 본인이 아니라고 하였는데도 같은 질문을 계속하며 사람을 무시하여 인정했던 것’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br/> (2) 양형부당 <br/> 피고인은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동반하던 언니를 잃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때부터 심한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바, 피고인의 재물손괴, 특수재물손괴, 특수재물손괴미수 범행은 모두 2022. 11. 15. 새벽에 피고인이 술에 만취한 데다 정신과 질병이 발현한 상태에서 연이어 저질러진 것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징역 2년,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명령, 40만 원 추징, 몰수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br/> 나. 검사 <br/>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br/>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br/> 가. 이 부분 공소사실<br/> (1) 「2023고단4133」사건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이하 ‘제1 범행’이라 한다)<br/> 피고인은 2022. 11. 중순경 서울 일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이하 ‘필로폰’이라 한다) 성분의 알약 1정을 은박지 위에 놓고 아래에서 열을 가하여 발생한 연기를 들이마시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br/> (2) 「2023고단4888」사건 중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이하 ‘제2 범행’이라 한다)<br/> 피고인은 2023. 6. 중순경 서울 일원에서 1회 투약분 이상에 해당하는 불상량의 필로폰을 유리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하여 그 연기를 흡입하였다.<br/> 이로써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인 필로폰을 투약하였다.<br/> (3) 「2024고단2444」사건<br/> (가) 2024. 4. 초순경 범행(이하 ‘제3 범행’이라 한다)<br/> 피고인은 2024. 4. 초순경 서울 일원에서, 성명불상의 손님으로부터 건네받은 필로폰 약 0.01g(1회 투약분량)을 은박지에 올려놓고 라이터로 가열하여 발생하는 연기를 코로 흡입하는 방법으로 이를 투약하였다. <br/> (나) 2024. 6. 16.경 범행(이하 ‘제4 범행’이라 한다) <br/> 피고인은 2024. 6. 16. 00:50경 서울 송파구 (주소 1 생략) ‘○노래연습장’에서, 성명불상의 손님으로부터 건네받은 필로폰 불상량(1회 투약분량)을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로 희석한 다음 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이를 투약하였다.<br/> 나.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다음과 같은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br/> 즉, 제1 범행에 관하여는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범죄사실 제1항 부인하나, 2023고단4888호 사건의 증 제3호를 임의제출하면서 흡입한 게 맞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 압수조서의 기재(수사기록 17쪽), ACCUSIGN 검사 시인 및 확인서, 소변간이시약검사확인서, 복약안내문, 감정서", 제2 범행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범죄사실 제1항 부인하나, 증 제3호를 임의제출하면서 흡입한 게 맞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 감정서(증거순번 10번), 압수조서(임의제출)의 기재, 입건전조사보고서(압수물 사진 첨부)", 제3, 4 범행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각 진술서(증거순번 13, 17번) 가운데 이에 들어맞는 기재, 모발마약감정서, 소변마약감정서, 수사보고서(필로폰 투약자국 확인), 수사보고서(텔레그램 대화내역 첨부)" 등이다.<br/> 다. 이 법원의 판단<br/> (1) 관련 법리<br/>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br/> 또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강제처분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하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또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와 같은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영장주의에 관한 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관하여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도364 판결 등 참조).<br/> 한편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등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란 대상물의 소유자·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제출로 인한 법적 효과를 알고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대상물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제출의 임의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제출 과정에서 임의제출의 형사절차상 의미와 효과 등에 관하여 적정한 방법으로 고지가 이루어지는 등으로, 제출자가 자신에게 대상물의 제출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 물건의 제출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과 일단 대상물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압수되어 다시 돌려받지 못할 수 있으며 향후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정 등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의로 제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영장에 의하지 않는 임의제출의 경우에는 수사기관의 우월적 지위에 의하여 임의제출의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강제적인 압수가 행하여질 수 있으므로, 그 제출에 임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하고, 임의로 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도11233 판결,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0도9431 판결 등 참조).<br/> (2) 관련 사실의 인정<br/>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br/> (가) 피고인의 정신질환, 발달장애 및 입국의 경위<br/> ① 피고인은 1994년생 북한이탈주민으로서 2012년경 탈북 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얻어 이후부터 정신과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였고, 2016. 12. 2.경부터 2019. 5. 24.경까지 ‘주의나 처치가 필요한 심각한 행동의 장애가 있는 경도 정신지체’ 및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장애’를 이유로 짧게는 약 1주일, 길게는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약 1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br/> 또한 피고인은 2017. 3.경 이루어진 심리평가결과에서 ‘전체지능 57(매우 낮은 수준), 사회성숙연령 11세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당심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처한 법적 상황이나 절차상의 지위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예를 들어 2025. 4. 10. 피고인신문절차에서 변호인이 위 항소이유의 요지와 같이 "다이어트 약을 한꺼번에 다량을 복용하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하루에 한 알"이라고 진술하거나, 그 밖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도 그저 웃으며 ‘빨리 마쳐주세요.’라는 등 단답식의 답변을 하는 데 이어서 ‘왜 빨리 마치고 싶으냐?’라는 등의 질문을 하여도 웃으며 이전과 똑같은 단답식의 답변을 하는 등 대화의 진전에 따라 상대방의 질문이 요구하는 추가적인 정보를 실어 답변을 하는 능력이 부족해 보이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br/> ② 서울가정법원은 2017. 9. 11. 피고인에 대하여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었다.’는 이유에서 성년후견을 개시하는 심판을 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7느단6546).<br/> 한편 피고인의 성년후견인(공소외 2 사회복지사, 이하 같다)은 피고인에 대하여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면 화와 짜증을 내고 또 잘 구슬리면 번복하여 다른 말을 하기도 한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의 특성을 표현하기도 하였다(2025. 3. 24. 자 변호인 의견서 첨부 자료 4. 참조). <br/> ③ 피고인은 2022. 1. 19.에도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2023. 11. 16.경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 외래 및 입원치료를 받았다. 2024. 1. 5.에는 □□대학교◇◇병원에서 ‘조현정동장애, 조증형’, ‘양극성 정동장애, 현존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조증’,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 등을 진단받고 2024. 5. 28.까지 외래치료를 받았다.<br/> (나) 제1 범행 당시의 정황 <br/> ① 제1 범행과 근접한 때인 2022. 11. 15. 04:14경 ‘어떤 여성이 정신이 나갔는지 이동하면서 돌로 가게 유리를 깨고 다닌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서울 구로구(이하 ‘구로구’라 한다) (주소 2 생략)으로 출동한 서울구로경찰서 가리봉파출소 소속 경찰관에 의해 피고인은 재물손괴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체포 당시 피고인은 순찰차가 정지하자 차량으로 달려와 창문을 세게 두드리며 경찰관을 향하여 "뭐야 이 간나새끼, 뭐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됐다고."라고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였으며, 경찰관을 향하여 손을 들어 칠 듯이 위협하기도 하였다.<br/> 피고인은 가리봉파출소에 인치된 이후에도 흥분 상태로 횡설수설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는 나지 않는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사법경찰관이 마약 투약 여부에 관하여 추궁하자 피고인은 "오늘 필로폰 10g을 흡입했다."라고 답하였다. 이에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했느냐, 아니면 마약을 먹었느냐?’라고 묻자 피고인은 ‘연기’, ‘흡입했다.’라는 식의 단답형으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사법경찰관이 재차 ‘알루미늄 호일에 가루를 가열한 다음에 물에 희석해서 연기를 들이마셨냐?’라고 물으니 피고인은 ‘맞다.’고 답하였다.<br/> ② 증인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후 사법경찰관은 피고인에게 ‘시약 검사를 해야 되는데 소변검사를 할 것이냐?’라고 물었고, 피고인은 ‘마음대로 하라.’고 하며 여성 경찰관과 함께 화장실로 갔다. 그 과정에서 사법경찰관은 "지금 소변을 임의제출할 수도 있고 본인의 자의에 의해서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제출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지하였는데, 피고인은 다시 ‘너네 마음대로 해라.’고 답하였다. <br/> 사법경찰관은 2022. 11. 15. 04:50경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해 피고인으로부터 소변 40cc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았다. <br/> ③ 피고인의 아버지인 공소외 4는 2022. 11. 15. 오전 11:00경을 전후하여 ‘피고인이 조사를 혼자 받기 어려우므로 신뢰관계인으로서 동석을 신청한다.’는 동석신청서를 경찰에 제출하면서 피고인이 성년후견심판을 받은 사실을 알렸고, 이에 서울구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같은 날 피고인의 성년후견인과 통화하여 후견 등기사항증명서도 제출받았다.<br/> ④ 2022. 11. 15. 작성된 입건전조사보고서[(모발 미채취 사유), 증거순번 1-40(이하 2023고단4133 사건의 증거순번을 1-1 내지 1-71로 특정하고, 2023고단4888 사건의 증거순번을 2-1 내지 2-16으로 특정하며, 2024고단2444 사건의 증거순번을 3-1 내지 3-52로 특정한다)]에 의하면 ‘피고인의 소변은 채취되었으나 모발은 채취되지 않은 상태로 형사당직실에 인치되었다. 피고인의 부친이 있는 상태에서 여러 차례 동의를 구하였으나 피고인이 거듭 거부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br/> (다) 제2 범행 당시의 정황<br/> ① 피고인은 2023. 6. 19. 00:47경 서울 신당역 부근에서 택시에 탑승하여 남구로역 6번 출구로 가달라고 하였다가 삼각지 부근에서 택시의 창문 밖으로 핸드폰을 던지고, 택시기사에게 지갑과 핸드폰을 분실하였다며 지구대에서 내려달라고 하였다. 피고인은 택시기사를 기망하여 택시를 운행하게 함으로써 택시요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사기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br/> ② 사법경찰관은 피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마약류 투약을 의심하게 되어 피고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것인지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의 방에 필로폰 투약 기구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게 되었다.<br/> ③ 이에 공소외 5를 포함한 사법경찰관 2명은 2023. 6. 19. 06:44경 피고인과 함께 피고인의 집을 방문하였다. 당시 피고인의 집에는 피고인의 아버지와 계모가 있었고, 이들이 문을 열어주어 사법경찰관들과 피고인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피고인의 아버지와 계모가 거실 겸 주방에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 유리조각 1개(2023고단4888 사건의 증 제3호)를 꺼내어 사법경찰관들에게 제출하였다.<br/> ④ 위와 같이 제출된 유리조각 1개를 압수한 이후 수사기관은 이에 관한 압수조서(증거순번 2-4)를 작성하였는데, 그 압수조서에는 ‘참여인’으로 피고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가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무인이 찍혀 있다.<br/> ⑤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증인 공소외 5는 당심 법정에서 ‘투약 기구가 있다고 했기 때문에 간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강제로 끌고 간 것은 아니다. 피고인의 부모에게 임의제출물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임의제출 받은 당시 피고인의 부모가 옆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좁은 임대아파트이므로) 수색한다는 상황은 알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피고인에게 임의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설명은 안 하고 이것으로 마약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런 것은 어느 정도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 피고인의 진술 태도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조사받으면서 짜증을 내는 경우는 있었다.’고 진술하였다.<br/> (라) 제3 범행 당시의 정황<br/> ① 서울구로경찰서 소속 경찰은 2024. 4. 12. 22:27경 "모르는 사람이 텔레그램 메신저로 ‘필로폰을 구해달라. 필로폰을 구해주면 성관계를 해주겠다. 남구로 ☆☆☆모텔▽▽▽호로 오라.’고 하였다."라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위 모텔에 출동하였다.<br/> ② 경찰은 위 모텔 호실에서 피고인을 발견하였고, 피고인이 신고 내용과 같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실과 ‘과거 필로폰을 1회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하자 경찰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피고인을 구로구 구일지구대로 데리고 갔다.<br/> ③ 피고인은 2024. 4. 13. 02:30경 서울구로경찰서 형사당직실 내에서 소변 50cc(2024고단2444 사건의 증 제1호)와 모발 100수(같은 증 제2호)를 제출하면서 소변모발채취동의서(증거순번 3-5)를 작성하였는데, 위 동의서에는 "경찰관이 소변과 모발에 마약류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를 감정하기 위하여 본인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함에 있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안내받았고, 본인의 동의하에 소변(50cc)과 모발(100수)을 채취하여 봉합지에 넣는 것을 직접 확인 후 입회인으로 서명 날인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하단에 피고인의 무인이 찍혀 있다.<br/> (마) 제4 범행 당시의 정황<br/> ① 서울구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2024. 6. 17. 09:08경 피고인으로부터 "남자가 60세인데 필로폰을 한 것 같다. 나에게 마약을 권했다. 남자는 구치소에 있고 성매매도 한다. 기다리겠다."라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서울 구로구 (주소 3 생략) 부근으로 출동하였다.<br/> ② 피고인은 경찰을 만나 "6개월 전 아버지와 필로폰 0.01g을 했다. 아버지가 내 귀에 대고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라고 진술하였다.<br/> ③ 경찰은 피고인이 마약으로 인한 환각 및 환청 상태에 있는 것으로 의심하였고, 임의동행 형식으로 피고인을 구로구 구일지구대로 데리고 갔다.<br/> ④ 피고인은 2024. 6. 17. 10:00경에는 간이시약검사를 받았고, 같은 날 10:35경 서울구로경찰서에서 소변 50ml(2024고단2444 사건의 증 제3호)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하였다.<br/> ⑤ 증인 공소외 5는 당심 법정에서 "처음 지구대에 신고 관련 경위를 보니 환청 관련 신고가 들어와서 제가 기존에 조사했던 경험이 있어서 물어보니 ‘마약을 했다.’고 하였고, 지구대의 여경을 통해서 화장실에 가서 1차 간이검사를 하니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래서 긴급체포를 하였다. 피고인에게 성년후견인이 있다는 사실은 2023년도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성년후견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알게 되었다. 피고인에게 소변을 제출받을 때 ‘제출을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만약에 순순히 제출하는 경우에는 증거로 사용된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진술하였다. <br/> (3)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br/> (가) 피고인이 소변, 모발 및 유리조각을 ‘임의로 제출’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br/> 위에서 살펴본 사실관계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형사절차상 임의제출의 의미와 효과를 이해한 상태에서 자의로 소변, 모발 및 유리조각을 제출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br/> ① 앞서 인정한 발달장애 및 정신병적 증세로 인하여 피고인은 형사절차상 임의제출의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인지능력이나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으로 판단된다[한편 서울 구로구청장은 2022. 11. 7.과 2023. 1. 26. ‘조현정동장애로 정신병적 증상 및 기분, 의욕, 행동 등에 대한 우울증상이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되는 경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피고인에 대한 장애정도를 ‘미해당’으로 판정하였고, 이에 대한 이의신청도 기각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이는 전문 의료기관이 아닌 행정청의 판단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을 대면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진단서, 의무기록지 등의 서면만을 검토하여 내린 결론에 불과하므로,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의료기관이 피고인을 오랜 기간 대면하고 진단하여 내린 임상적 판단보다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br/> 증인 공소외 5,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진술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소변이나 모발을 제출할 것을 요구할 때 피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언어[피고인의 어휘력이나 언어이해도에 비추어 위 (나)의 ②항이나 (라)의 ③항과 같이 고지하거나 기재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로 피고인에게 그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포함하여 임의제출이 갖는 의미와 효과 등을 설명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br/> ② 피고인은 제1 범행으로 현행범 체포를 당하기 이전부터 소리를 지르고 가게에 돌을 던져 유리를 깨는 등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피고인은 소변을 채취한 이후에도 스스로 바지를 입지 못하고 동행한 여성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도 있다. 사법경찰관이 마약 투약 방법, 일시·장소, 투여량 등에 관하여 물었을 때에도 진술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단답형으로 답하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진술을 하였을 뿐인데, 이와 같은 태도는 앞서 살펴본 당심 심문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드러난 피고인의 대화능력과도 유사한 수준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 중 ‘필로폰 10g을 흡입했다.’는 부분은 그 흡입량이 과다하여 비현실적이므로 해당 부분에 관하여 정확한 진술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br/> ③ 사법경찰관들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태도나 답변 수준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임의제출’에 상응하는 충분한 인식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소변 등의 임의제출 여부 등에 관하여 ‘너네 마음대로 해라.’고 답하였다고 해서, 피고인이 임의제출의 의미나 효과, 이를 거부할 권리 등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소변·모발을 제출한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남는다. 특히 제1 범행 이후 피고인이 단독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소변은 제출하였으나 아버지가 동석한 이후에는 모발의 임의제출을 거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동석하거나 그 조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행위의 임의성이 상당히 의심스럽기도 하다. <br/> ④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은 제26조에서 ‘공공기관 및 그 소속원은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를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제4항). 사법기관은 사건관계인에 대하여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장애인에게 형사사법절차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음과 그 구체적인 조력의 내용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 경우 사법기관은 해당 장애인이 형사사법절차에서 조력을 받기를 신청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며, 그에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한다(제6항).’고 규정하고 있다. <br/> 이는 수사, 기소, 공판에 이르는 일련의 형사사법절차에서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의 형사사법절차상의 지위와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충분한 방어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절차적 지위와 권리, 방어권을 보장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0도1122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취지는 자신이 소유, 소지 또는 보관하고 있는 물건을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임의제출하려는 사람이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수사기관은 이와 같은 장애가 있는 제출자에 대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에 맞는 정당한 편의 제공의 일환으로서 형사사법절차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음과 그 구체적인 조력의 내용을 알려주어야 하고, 그에 필요한 조치를 함으로써 제출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적법하게 임의제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br/> ⑤ 그런데 제1 범행 이후인 2022. 11. 15. 피고인의 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성년후견이 개시된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렸음에도, 제2 범행으로 2023. 6. 19. 01:30경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고인으로부터 소변 30cc와 모발 100수를 제출받아 압수할 당시에도 성년후견인 또는 아버지 등 신뢰관계인의 동석하에 그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나 유리조각 등에 관하여 피고인이 임의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피고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증인 공소외 5는 당심 법정에서 "소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는 얘기하지 않았는데 임의제출로 소변을 내겠냐?’고 물어보았다고 생각한다. 피고인이 전에도 마약으로 처벌받았기 때문에 소변을 내는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변 제출을 안 해도 된다고 알려주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리조각에 관하여는 피고인에게 임의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설명은 안 하고 이것으로 마약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런 것은 어느 정도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사법경찰관이 피고인과 함께 당일 새벽 06:44경 피고인의 주거지로 동행하여 유리조각 1개를 제출받을 때에도 당시 주거지 내에 있었던 피고인의 아버지나 계모에게 피고인의 제2 범행 관련 증거로 유리조각을 임의제출 받으려 한다는 사정을 설명하지도 않았다.<br/> ⑥ 나아가 제3, 4 범행과 관련하여 추가로 살피건대,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제보한 제3자의 신고에 따라 2024. 4. 12. 23:50경 남구로 ☆☆☆모텔에서, 그리고 피고인 본인의 신고에 따라 2024. 6. 17. 09:16경 구로구 (주소 3 생략) 부근에서 각 피고인을 구로구 구일지구대로 임의동행 하였고, 그 후 소변·모발 등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제출받았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성년후견심판을 받은 사람으로서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에게 성년후견인이나 부모 등이 동석한 상태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정하여진 아무런 조치를 취한 바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성년후견인이 경찰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그 후 검찰에서는 성년후견인이 동석한 상태에서 피의자신문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증거순번 3-47, 3-50).<br/> (나) 소변·모발·유리조각과 이에 기초한 2차 증거들의 증거능력 <br/>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발달장애 및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임의제출의 법률적 의미나 효과를 이해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인치된 후 형사사법절차와 관련하여 필요한 조력을 받을 수 있음과 그 구체적인 조력의 내용을 고지받지도 못한 채 소변·모발·유리조각 등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이 자발적인 의사에 기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제출의 임의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증거는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br/> 나아가 위와 같이 위법하게 압수된 소변·모발에 기초하여 수집한 2차 증거인 각 압수조서, ACCUSIGN 검사 시인 및 확인서, 소변간이시약검사확인서, 입건전조사보고서(피혐의자 소변감정결과), 감정의뢰(마약 성분), 감정서, 모발마약감정서, 소변마약감정서 역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br/> 마찬가지로 제2 범행과 관련하여 제출된 유리조각 역시 같은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에 기초한 2차 증거인 압수조서(증거순번 2-4), 압수목록(증거순번 2-5), 수사보고(범죄사실에 대한 증거관계, 증거순번 2-11), 입건전조사보고서(압수물 사진 첨부, 증거순번 2-16), 압수물총목록(증거순번 3-36), 송치결정서(증거순번 3-37), 압수조서(임의제출, 증거순번 3-38) 등도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br/> (4)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br/> 위의 (3)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하면, 이 사건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에 관한 증거로는 원심이 ‘증거의 요지’ 부분에서 거시한 피고인의 일부 (원심) 법정진술[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고단4888호 사건의 증 제3호(유리조각 1개)를 임의제출하면서 흡입한 게 맞다고 진술하였다는 취지], 복약안내문, 피고인의 각 진술서(증거순번 3-13, 3-17), 수사보고서(필로폰 투약자국 확인), 수사보고서(텔레그램 대화내역 첨부) 등이 남는다. <br/> 그중 피고인의 일부 원심 법정진술 부분은 피고인이 원심의 제6회 공판기일에서 ‘수색 당시 방에서 유리판이 나와 가져가도 된다고 얘기했고, 이거 사용해서 흡입한 게 맞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대답은 했는데 잘못 대답한 것’이라는 취지이므로 위의 (2), (3)항에서 살펴본 유리조각 압수의 경위를 말하였던 것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인의 각 진술서는 같은 날인 2024. 6. 17. 서울 구로경찰서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증거순번 3-13 진술서(09:15부터 10:00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다소 허황되어 보이는 데다가 거기에 기재된 필로폰 투약에 관하여는 수사나 기소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증거순번 3-17 진술서(10:30부터 10:46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의 내용은 일시, 장소, 투약방법 등이 일목요연하게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검찰에서 성년후견인의 동석하에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이에 관하여 ‘형사들이 잠도 안 재우고 담배도 안 줘서 머리가 아파서 그렇게 썼다.’고 하면서 검사의 이어진 질문에 갑자기 흥분을 하며 ‘하지 않았는데 윽박지르고 화내고 화장실도 안 보내고 때리려고 하고 안 한 거 했다고 하라고 하니까 담배를 피라고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게 하는 거에요...’라고 답변하였던 점을 종합하여 보면 그 내용의 신빙성에 관하여 의문이 들고[위 진술서에는 투약 장소가 신림동 소재 ‘○ 노래방’으로 기재되었으나, 기소된 내용은 서울 송파구 (주소 1 생략) 소재 ‘○노래연습장’으로 기재되었는데 이는 제4 범행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관한 통신사실확인자료를 통해 당시의 기지국 위치로 특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거순번 3-41 내지 44)], 앞서 살펴본 경위 및 정황에 비추어 작성의 임의성도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br/> 또한 수사보고서(텔레그램 대화내역 첨부)는 피고인이 제3 범행 일시 이후인 2024. 4. 12.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필로폰을 구하려다 입수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이 인정될 뿐으로 제3 범행 사실을 증명할 만한 것은 아니며, 그 밖에 나머지 증거들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이 사건 제1 내지 4 범행에 관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법관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br/> 3. 결론<br/>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에 관한 항소는 이유 있고, 위와 같이 무죄로 되는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범행과 나머지 원심 판시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br/>【다시 쓰는 판결이유】【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범죄사실에서 위 2.의 가.항 기재 공소사실 부분(제1 내지 제4 범행)을 모두 삭제하고, 증거의 요지를 "1. 범죄경력조회, 1. 수사보고(누범 관련 출소 사실 및 동종범죄전력 확인), 1.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의 각 진술서 가운데 이에 들어맞는 기재, 1. 현장 사진, CCTV 사진, 범행도구(대리석) 사진, 1. 공소외 9의 진술서 가운데 이에 들어맞는 기재, 1. 택시요금 영수증"으로 수정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br/>【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br/>형법 제369조 제1항, 제366조(각 특수손괴의 점), 제366조(각 재물손괴의 점), 형법 제371조, 제369조 제1항(특수손괴미수의 점),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각 징역형 선택<br/> 1. 누범가중<br/>형법 제35조<br/> 1. 경합범가중<br/>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br/>【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2012년경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으로서 출생 시부터 언어장애, 발달장애 등을 가지고 있었고 2016년경부터 정신질환 증세가 악화되어 양극성 정동장애 등 진단을 받고 국립정신건강센터, △△△병원 등에서 입퇴원을 반복하였던 점, 피고인은 고정적인 직업 없이 아버지와 함께 거주하였는데 아버지는 수급자(생계급여, 의료급여 및 주거급여)로서 현재 구속 중에 있어 가정의 경제적 형편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과 함께 피고인에게 재물손괴, 사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인한 전과가 다수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았고 피고인의 생활태도나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재범의 위험성도 있어 보이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br/> 피고인에 대한 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은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br/> 2. 판단<br/>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br/><br/>판사 임선지(재판장) 조규설 유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