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다29714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하는 방식(=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 및 제3자의 개입 없이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입었고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br/>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 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재해근로자(유족 등 보험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와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 및 불법행위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재해근로자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가입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공단이 재해근로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것이므로,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제3자의 개입 없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입었고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점은 다르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br/>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60조, 제763조<br/>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한 외 2인)<br/>【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br/>【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3. 10. 20. 선고 2023나20869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해당하는 8,2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br/> 1. 사안의 개요<br/>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br/> 가. 원고는 건설회사인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를 위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한 사업주이다.<br/> 나. 원고가 2021. 6. 24. 10:00경 피고의 (공사명 생략) 현장에서 그라인더로 합판을 자르던 중 그라인더 날이 튀어 원고의 손목을 충격하였고, 원고는 좌측 전완 다발성 심부열상 등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br/> 다.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재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으로서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장해급여 54,202,500원을 지급하였다.<br/> 2.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br/> 가.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작업의 특성상 작업자가 다칠 위험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작업자인 원고에게 면장갑을 지급한 것 외에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br/> 나.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원고의 부주의도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br/> 다.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다음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후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제3자가 아니라 산재보험 가입자인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보험급여가 지급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할 수 없다.<br/> 라. 휴업기간이 종료된 2021. 10. 26. 이후 원고의 일실수입은 67,295,086원인데, 여기에 피고의 과실비율 70%를 곱한 금액은 47,106,560원이고,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장해급여 54,202,500원을 여기서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일실수입 청구는 이유 없다.<br/> 3. 대법원의 판단<br/> 가. 산재보험법 제80조 제2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 산재보험 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재해근로자(유족 등 보험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와 공단 및 불법행위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재해근로자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를 원인으로 가입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공단이 재해근로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것이므로,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제3자의 개입 없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입었고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점은 다르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br/> 나.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판단한다.<br/> 1) 이 사건 사고는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인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와 재해근로자인 원고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공단은 원고에게 장해급여 54,202,500원을 지급하였다.<br/> 2) 원고가 휴업기간 이후 일실수입손해에 관하여 피고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휴업기간 이후 전체 일실수입손해액에서 장해급여를 먼저 공제한 다음 그 잔액에 피고의 과실비율을 곱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br/> 3) 그런데도 원심은 제3자가 아닌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보험급여가 지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적용하여 원고의 일실수입 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판단에는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을 산정하는 방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잘못이 있다. <br/> 4. 파기의 범위 <br/> 기록에 따르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는 일실수입 상당액 11,735,24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제1심이 이 부분 청구를 전부 기각한 사실, 원고가 항소하면서 항소 범위를 제1심판결의 이 부분 청구에 대한 원소 패소 부분 중 8,2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에 한정함으로써 해당 부분만이 항소심 심판대상이 된 사실, 원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원고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상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br/> 따라서 상고심 심판대상이 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8,2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에 한정되고, 파기의 범위도 여기에 한정된다.<br/> 5. 결론<br/>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해당하는 8,2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이숙연(재판장) 이흥구 오석준(주심) 노경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