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다289680
<br/> 보험약관에서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 지체 없이 회사에 알려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 경우, 위 약관조항에 대한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까지 배제되는지 여부(소극)<br/>
<br/>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계약의 효과로서 인정되는 의무가 아니라 상법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의무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br/> 만약 보험약관에서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 지체 없이 회사에 알려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면, 그 약관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상법 제652조 제1항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정도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계약자가 위 약관조항의 내용을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 아닌 한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br/> 그러나 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보험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을 뿐이고, 이때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까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해태하였다면, 보험자는 이를 이유로 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br/>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제652조 제1항,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br/>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마중 담당변호사 김용준 외 8인)<br/>【피고, 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경수근 외 3인)<br/>【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4. 8. 23. 선고 2022나77691 판결 <br/>【주 문】<br/>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br/> 1. 사안의 개요<br/>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br/> 가. 원고는 2015. 8. 26. 보험회사인 피고와, 보험기간을 2015. 8. 27.부터 2070. 8. 27.까지로, 피보험자를 원고의 자녀인 소외인으로,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원고로 각각 정하여 ‘(보험계약명 생략)’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담보사항 중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상해사망보험금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br/> 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15조 제1항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보험기간 중에 피보험자가 그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자가용 운전자가 영업용 운전자로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등의 경우를 포함합니다)하거나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회사에 알려야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6조 제1항 제2호는 "회사는 뚜렷한 위험의 증가와 관련된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를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손해의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약관조항’이라 한다).<br/> 다.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소외인은 청약서의 ‘9.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 운전을 하신다면 차종 및 목적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란에 ‘아니오’라고 표시하였다.<br/> 라. 소외인은 2019년 초경 삼겹살 배달전문 음식점을 개업하면서 영업에 이용할 목적으로 오토바이를 구입하였다. 소외인은 식자재 구입, 조리, 포장 등 위 음식점의 모든 업무를 홀로 담당하였다. <br/> 마. 소외인은 2019. 5. 2. 00:35경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던 중 만취 상태로 운행 중이던 차량에 충돌하여 사망하였다(이하 소외인을 ‘망인’이라 하고, 위 사고는 ‘이 사건 사고’라 한다).<br/> 바. 원고는 2019. 5. 13.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19. 5. 28. 원고에게 "상기 피보험자는 당사에 상기 보험을 가입한 이후, 이륜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귀사에 통지해야 할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 보험의 약관(계약 후 알릴 의무) 및 상법(제652조 위험변경증가의 통지와 계약해지)에 규정되어 있는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당사는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할 것이며, 금번 사고에 대해서 면책임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발송하였고, 위 안내문은 그 무렵 원고에게 송달되었다(이하 ‘이 사건 안내문’이라 한다).<br/> 2.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관조항은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고 보험자인 피고에게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데,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약관조항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피보험자인 망인이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지 주장을 배척하였다.<br/> 3. 대법원의 판단<br/> 가.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br/>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약관조항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br/> 나. 제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br/> 원심이 위와 같이 망인의 보험약관상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지 주장에 관하여만 판단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br/> 1)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계약의 효과로서 인정되는 의무가 아니라 상법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의무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 <br/> 만약 보험약관에서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 지체 없이 회사에 알려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면, 그 약관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상법 제652조 제1항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정도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계약자가 위 약관조항의 내용을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 아닌 한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1316, 91323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다291449 판결 참조). <br/> 그러나 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보험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을 뿐이고, 이때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까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해태하였다면, 보험자는 이를 이유로 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br/>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br/> 가) 피고는 2021. 12. 24.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2021. 12. 22. 자 답변서를 진술하였는데, 위 답변서에는 ‘망인은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안내문을 통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br/> 나) 피고는 2023. 7. 21. 원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2023. 1. 25. 자 항소이유서를 진술하였는데, 위 항소이유서에는 ‘이 사건 보험계약 및 이 사건 사고에는 상법 제652조가 적용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관조항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에 관계없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br/> 다) 피고는 2024. 6. 14. 원심 제4차 변론기일에서 2024. 6. 13. 자 준비서면을 진술하였는데, 위 준비서면에는 ‘피보험자인 망인은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652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br/>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br/> 가) 이 사건 안내문의 내용을 보면, 피고가 애초부터 피보험자인 망인의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과 상법 제652조에서 정한 통지의무 위반의 두 가지 해지사유를 내세워 계약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제1심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과 별도로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였다.<br/> 나)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약관조항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이 사건 약관조항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뿐이고, 그로 인하여 상법 제652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망인이 보험기간 중 배달전문 음식점 영업을 위하여 오토바이를 계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서, 보험계약자인 원고 또는 피보험자인 망인이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해태한 경우 피고는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상법 조항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br/> 4)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이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지 주장에 관하여만 판단하였을 뿐, 망인이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법 제652조와 이를 구체화한 보험약관조항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br/> 4. 결론 <br/>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