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도3483
[1]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한 피고인의 항소에 대하여 항소심이 제1심판결을 직권파기한 후 제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 경우, 피고인이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법리오해나 사실 오인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br/>[2]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공모관계의 성립 요건<br/>[3] 상습사기에 있어서 상습성의 의미<br/>[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의 의미<br/>[5]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후 그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기존 차입원리금을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한 경우, 별도의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br/>
[1] 피고인이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항소심이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 후 제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법리오해나 사실 오인의 점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br/> [2]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br/> [3] 상습사기에 있어서의 상습성이라 함은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행위자의 속성을 말하고, 이러한 습벽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기의 전과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나 사기의 전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범행의 회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기의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습성을 인정하여야 한다.<br/> [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이득액은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혹은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의 이득액의 합산액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이득액은 실질적인 이득액을 말한다.<br/> [5]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후 피해자를 기망하여 편취한 재물의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기존 차입원리금을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로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br/>
[1] 형사소송법 제383조 / [2] 형법 제30조 / [3] 형법 제347조, 제351조 / [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 [5] 형법 제347조<br/>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br/>【상 고 인】 피고인들<br/>【변 호 인】 변호사 김문수 외 5인<br/>【원심판결】 부산고법 2000. 7. 13. 선고 2000노236 판결<br/>【주 문】<br/>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br/> 1. 피고인 1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br/>피고인이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이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 후 제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하여 법리오해나 사실 오인의 점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1. 2. 26. 선고 90도2276 판결, 1995. 2. 3. 선고 94도2134 판결 등 참조).<br/> 2. 피고인 2, 피고인 3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br/> 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br/>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투자개발의 투자차입금 유치조직은 부장, 본부장, 이사, 상무, 전무 및 대표이사 순으로 구성되어 부장에게는 자기가 모집한 투자차입금액의 5%를, 본부장에게는 자기 및 그 산하의 부장이 모집한 투자차입금액의 2%를, 이사에게는 부산 본점 전체 투자차입금액의 0.3%를, 상무에게는 부산 본점 전체 투자차입금액의 0.3%를(다만, 상무인 피고인 3에 대하여는 그 산하의 본부장인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는 투자차입금액의 0.3%를), 전무와 대표이사에게는 위 회사 전체 투자차입금액의 0.3%씩을 수당으로 각 지급하고, 투자자 중 일부를 부장이나 본부장으로 영입하며, 영업실적 우수자는 한단계 승진시키는 방법으로 운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위 조직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45조 제2항에서 말하는 '다단계판매조직 또는 이와 유사하게 순차적·단계적으로 가입한 가입자로 구성된 다단계조직'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에 어긋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구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1995. 1. 5. 법률 제489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다단계판매조직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다.<br/> 나. 공모의 점에 관하여<br/>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br/>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피고인 1 등과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단기간 내에 투자자들에게 투자원리금을 반환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위 ○○투자개발의 투자차입금 유치조직을 이용하여 마치 투자원리금을 반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차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피고인 1 등은 공범으로서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위반(사기)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에 어긋난 위법이 없다.<br/> 다. 상습성의 점에 관하여<br/>상습사기에 있어서의 상습성이라 함은 반복하여 사기행위를 하는 습벽으로서 행위자의 속성을 말하고, 이러한 습벽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기의 전과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나 사기의 전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범행의 회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기의 습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습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6. 6. 10. 선고 86도778 판결, 1995. 7. 11. 선고 95도955 판결 등 참조).<br/>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범행의 수법과 횟수, 동기와 수단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사기의 전과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들에게는 사기의 습벽이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에 어긋난 위법이 없다.<br/> 라. 특경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 산정에 관하여<br/>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다단계 금융상품판매조직인 위 ○○투자금융의 임원들로서 공모하여 상습으로, 고객들에게 1구좌당 50만 원을 투자하면 이를 식품가공공장 등에 투자하여 15일에 20%의 이자를 가산하여 주는 방식으로 그 원리금을 지급하여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피고인 1, 피고인 2 등은 이에 속은 △△지점 등의 피해자 2,277명으로부터 6,756회에 걸쳐 합계 22,364,000,000원을, 피고인 3 등은 부산본점의 피해자 838명으로부터 2,380회에 걸쳐 합계 7,867,000,000원을 각기 차입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였다.<br/> 그러나 피고인들이 피해자들로부터 위 각 금원을 차입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고 따라서 그 합계액이 바로 위 사기범행으로 인한 피고인들의 이득액이라고 인정한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br/>특경법 제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이득액은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혹은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의 이득액의 합산액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이득액은 실질적인 이득액을 말하고(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도825 판결 참조),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고(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도825 판결,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 그 후 피해자를 기망하여 편취한 재물의 반환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기존 차입원리금을 새로이 투자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로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br/>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유치한 차입금은 모두 신규 차입의 형식을 갖추고 그 차입금증서도 새로이 발행되었지만,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피고인들이 종전에 편취한 차입금이 만기에 이르러 피해자들에게 이를 다시 투자하면 종전과 같은 고수익을 보장하여 주겠다고 기망하여 반환하여야 할 원리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새로이 차입하는 것으로 하고 그 차입금증서를 발행하여 주었던 것일 뿐이고 실제로는 그 액면금액 상당의 차입금이 수수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들은 당초부터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차입금을 유치하였던 것이므로 이를 교부받은 즉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후 편취한 차입금의 변제기에 종전과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그 원리금을 지급하는 대신 동액 상당을 다시 차입하는 것으로 정리하기로 하고 그 차입금증서를 새로이 발행하였더라도 이는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형식적으로는 별도의 차입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차입금에 대한 사기 범행을 은폐하거나 그 편취금의 반환을 회피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할 뿐, 기존 차입금의 편취 범행과 별도의 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br/>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실제로 교부받은 차입금을 가려서 이를 합산한 금액만을 이득액으로 보고,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형식적으로만 기왕에 편취한 차입금의 원리금을 새로이 차입하는 것으로 하면서 그 차용금증서를 발행한 경우는 별도의 사기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므로 그 액면금액을 이득액의 합산에서 제외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가리지 않은 채 차용금증서의 액면금액이 모두 편취된 것으로 보아 이를 합산한 금액을 이득액으로 인정한 것은, 특경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이득액에 관한 법리오해나 그로 인한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을 위배한 사실 오인의 위법이 있다.<br/> 3. 그렇다면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특경법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는 더 이상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다 할 것이고, 한편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위 파기이유는 공동피고인인 피고인 1의 특경법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도 공통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2조의 규정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도 아울러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특경법위반(사기)죄와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손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