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다280283
[1]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의 의미 / 순수한 의견 표명 자체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및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 판단하는 기준 <br/> [2]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적시된 사실의 허위성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의 분배<br/> [3]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상징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조각가 부부 甲 등이 위 노동자상은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들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발언들을 한 시의회 의원 乙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발언들은 통상적인 어휘의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의미를 확정할 경우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의견의 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 제시가 있는 의혹의 제기에 불과하여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많고, 위 발언들이 진실한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乙로서는 위 발언들을 행할 당시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br/>
[1]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이 있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적시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의견만을 표명하는 경우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의견 표명 자체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는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br/> [2]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다만 피고가 적시된 사실에 대하여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할 경우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피고가 부담한다.<br/> [3]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상징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조각가 부부 甲 등이 위 노동자상은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들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발언들을 한 시의회 의원 乙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발언들은 전체적인 맥락 등을 고려하면 위 노동자상이 일본 내에서 강제노역을 하다가 구출된 일본인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양자 간에 상호 유사성이 있다는 乙의 비판적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발언들은 통상적인 어휘의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의미를 확정할 경우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의견의 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 제시가 있는 의혹의 제기에 불과하여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많고, 위 발언들은 공적 공간에 설치되어 그 철거 여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일제 강제징용과 관련된 공론을 이끌어낸 위 노동자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발언들이 진실한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乙로서는 위 발언들을 행할 당시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br/>
[1] 헌법 제10조, 제21조 제1항, 제4항, 민법 제750조, 제751조 / [2] 민법 제750조, 제751조, 민사소송법 제288조[증명책임] / [3] 헌법 제10조, 제21조 제1항, 제4항, 민법 제750조, 제751조<br/>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 담당변호사 이상희 외 3인)<br/>【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얄 담당변호사 박병철 외 1인)<br/>【원심판결】 의정부지법 2022. 9. 22. 선고 2021나211038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br/><br/>【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br/> 1. 사건의 경과<br/>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br/> 가. 조각가 부부인 원고들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의 의뢰를 받고 2016. 8. 24.부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상징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하여 국내 각지에 설치해 왔고, 2019. 8. 13. ○○시청 앞 공원 광장에도 이 사건 노동자상을 설치하였다. <br/> 나. ○○시의회 의원인 피고는 이 사건 노동자상과 관련하여 2019. 8. 12.부터 2019. 8. 14. 사이에 피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위 노동자상은 조선인이 아니라 1920년대 일본 경찰의 수사로 구출된 일본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을 모델로 만들었으므로 이 사건 노동자상 설치는 역사왜곡 행위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이 사건 발언들을 하였다. <br/> 2.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노동자상이 일본인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이 사건 발언들은 단순한 의견의 표명이 아니라 피해자를 원고들로 특정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고, 그 내용 또한 허위로 보이며, 피고가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br/> 3. 대법원의 판단<br/> 가.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이 있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적시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하게 의견만을 표명하는 경우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의견 표명 자체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는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진위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14613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26432 판결,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br/> 한편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다만 피고가 적시된 사실에 대하여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할 경우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피고가 부담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br/>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br/> 1) 먼저 이 사건 발언들은 통상적인 어휘의 의미나 전후 문맥 등 전체적인 흐름, 사회평균인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고려하여 그 표현의 의미를 확정할 경우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의견의 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 제시가 있는 의혹의 제기에 불과하여 명예훼손의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많고, 이를 허위라고 볼 만한 원고들의 증명 또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br/> (1) 피고의 이 사건 발언들은 그 전체적인 맥락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노동자상이 일본 내에서 강제노역을 하다가 구출된 일본인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양자 간에 상호 유사성이 있다는 피고의 비판적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 <br/> (2) 특히 이 사건 노동자상이 실제로 누구를 모델로 하였는지, 그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는 제작자인 원고들의 내심의 의사에 기반한 창작 결과물만을 보는 제3자로서는 이를 알 수가 없는 것이고, 그 진위를 증거에 의하여 증명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br/> (3) 예술작품이 어떠한 형상을 추구하고 어떻게 보이는지는 그 작품이 외부에 공개되는 순간부터 감상자의 주관적인 평가의 영역에 놓여 그에 따른 비평의 대상이 된다. 예술작품에 대한 개인적·심미적 취향의 표현이나 특정 대상과 비교하는 등의 비평은 그 자체로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여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등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섣불리 이를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로서 명예훼손의 성립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br/> 2) 나아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노동자상에 대한 의혹의 제기나 주장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를 인정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br/> (1) 이 사건 발언들은 공적 공간에 설치되어 그 철거 여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일제 강제징용과 관련된 공론을 이끌어낸 이 사건 노동자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br/> (2)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위 노동자상과 유사하다고 지목된 일본인들의 사진은 실제로 상당 기간 국내 초·중·고교 교과서나 부산 소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내 설치물에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로서 소개된 바 있었던 점, 그러다가 이 사건 노동자상의 설치 전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위 사진 속 인물들이 사실은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한 점, 그 후로 해당 교과서나 역사관 내 사진이 순차 교체되거나 삭제되기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 설혹 이 사건 발언들이 진실한 사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위 발언들을 행할 당시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br/> 다. 그럼에도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발언들을 허위사실의 적시로 단정하고, 위법성이 없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여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것에는 명예훼손에서의 사실의 적시, 허위성의 증명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br/> 4. 결론<br/>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br/><br/>대법관 이흥구(재판장) 안철상(주심) 노정희 오석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