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다72156
삼청교육관련 피해자들에게 그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대통령의 담화와 국방부장관의 피해보상공고에 따라 피해신고를 한 자들이 그 후속조치가 취하여지지 않음에 따라 입게된 신뢰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br/>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하고 이에 따라 국방부장관이 삼청교육 관련 피해자들에게 그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공고하고 피해신고까지 받음으로써, 상대방은 그 약속이 이행될 것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러한 신뢰는 단순한 사실상의 기대를 넘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이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삼청교육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하여 노태우 대통령이 1988. 11. 26. 발표한 담화는 그 발표 경위와 취지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그 담화를 발표한 대통령의 시정방침에 지나지 아니하고, 후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의 시정방침을 그대로 승계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노태우 대통령이 위 담화에 따른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보상관련 정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도 않은 채 방치하다가 1993. 2. 24. 퇴임한 이상, 그 때 삼청교육 피해자들의 신뢰는 상실되어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후 일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매회기마다 보상관련 법률안이 발의되어 그 법안이 국회에 계속되다가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거나, 김대중 대통령이 당직자회의에서 보상입법을 지시하여 그것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들은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에 영향이 없다. <br/>
민법 제2조, 제166조, 제750조, 제766조, 국가배상법 제2조<br/>
【원고, 피상고인】 원고<br/>【피고, 상고인】 대한민국<br/>【원심판결】 대구지법 2002. 11. 20. 선고 2002나6546 판결<br/>【주 문】<br/>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br/> 1. 원심의 판단<br/>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삼청교육 관련 피해자인 원고가 노태우 대통령의 피해보상에 관한 담화와 이에 이은 국방부장관의 담화 및 피해신고 공고에 따라 피해신고를 마침으로써 소멸시효 완성 등 법률적 장애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삼청교육 관련 피해를 보상해 줄 것이라는 강한 신뢰를 가지게 되었는데, 피고가 그 약속을 어기고 현재까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신뢰를 깨뜨린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그 신뢰의 상실에 따르는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에 대하여, 노태우 대통령의 담화와 국방부장관의 공고에 이어 바로 1989.에 당시의 국회의원들이 보상관계법안을 발의하여 그 이후로 제15대 국회까지 매 국회에 그 보상법안이 계속중이었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후에는 대통령이 집권당의 당직자회의에서 특별히 보상입법을 지시하여 그러한 입법 움직임이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삼청교육 관련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정당하였다고 볼 것이고, 다만 2000. 6. 16. 제16대 국회가 개원된 후에는 상당한 기간인 1년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법률안이 제안되지 아니하고 다른 보상 노력도 보이지 아니함으로써 그 때에 비로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신뢰가 파괴되어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것이며, 이 사건 소는 그 때로부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인 3년이 경과되기 전인 2001. 9. 15.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있다.<br/> 2. 이 법원의 판단<br/> 그러나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이 2000. 6. 16. 제16대 국회가 개원된 후 1년여가 경과한 시점에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br/>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하고 이에 따라 국방부장관이 삼청교육 관련 피해자들에게 그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공고하고 피해신고까지 받음으로써, 상대방은 그 약속이 이행될 것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러한 신뢰는 단순한 사실상의 기대를 넘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이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대법원 2001. 7. 10. 선고 98다38364 판결 참조), 삼청교육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하여 노태우 대통령이 1988. 11. 26. 발표한 담화는 그 발표 경위와 취지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그 담화를 발표한 대통령의 시정방침에 지나지 아니하고, 한편, 후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의 시정방침을 그대로 승계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노태우 대통령이 위 담화에 따른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보상관련 정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도 않은 채 방치하다가 1993. 2. 24. 퇴임한 이상, 그 때 삼청교육 피해자들의 신뢰는 상실되어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후 일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매회기마다 보상관련 법률안이 발의되어 그 법안이 국회에 계속되다가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거나, 김대중 대통령이 당직자회의에서 보상입법을 지시하여 그것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들은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br/> 따라서 노태우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된 다음날인 1993. 2. 25.로부터 5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01. 9. 15.에 이르러 소가 제기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고의 신뢰상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br/>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이 2000. 6. 16. 제16대 국회가 개원된 후 1년여가 경과한 시점에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을 배척한 것은 소멸시효의 기산점 및 신뢰보호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br/>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