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도6213
<br/> [1] 형법 제140조 제1항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요건 / 집행관이 부동산에 관하여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하면서 그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을 부동산에 부착한 이후에 가처분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는 경우,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br/><br/> [2] 피고인은 甲 등과 공동 투자하여 부동산(토지)을 甲 명의로 경락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乙은 그 이전부터 부동산으로 진입하는 출입구에 화물차를 주차하고 그 위에 컨테이너를 올려 관리하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해 왔는바, 甲이 乙을 채무자로 하는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집행을 위임하자, 집행관이 가처분을 집행하면서 그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을 컨테이너에 부착하였고, 이후 乙은 법원으로부터 ‘甲에게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피고인은 甲과 부동산 관련 분쟁이 생기자 乙과 공모하여, 乙로부터 부동산에 있던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자신이 직접 컨테이너를 점유함으로써 부동산의 점유 일부를 이전받는 방법으로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집행의 효용을 해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乙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일부 이전받음으로써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가처분 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br/>
<br/> [1]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집행관이 부동산에 관하여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집행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부동산에 부착한 이후에 가처분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고시문의 효력을 사실상 없애버리는 행위이므로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br/><br/> [2] 피고인은 甲 등과 공동 투자하여 부동산(토지 4필지)을 甲 명의로 경락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乙은 그 이전부터 부동산으로 진입하는 출입구에 화물차를 주차하고 그 위에 컨테이너를 올려 관리하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해 왔는바, 甲이 乙을 채무자로 하는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집행을 위임하자, 집행관이 가처분을 집행하면서 그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을 컨테이너에 부착하였고, 이후 乙은 법원으로부터 ‘甲에게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피고인은 甲과 부동산 관련 분쟁이 생기자 乙과 공모하여, 乙로부터 부동산에 있던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자신이 직접 컨테이너를 점유함으로써 부동산의 점유 일부를 이전받는 방법으로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집행의 효용을 해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① 피고인이 사전 연락하에 乙로부터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乙이 종전에 부동산을 점유하던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부동산을 점유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乙로부터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부동산에 놓아두는 방법으로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일부 이전받았다고 볼 수 있고, ② 가처분 결정의 채권자는 甲이고 피보전권리는 甲이 소유권에 기하여 보유하는 부동산 인도청구권이므로, 그 인도청구권의 이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에게 이루어져야 하는 점, 甲과 피고인 등의 분쟁 경위에 비추어 甲이 피고인에게 동업약정 해소에 따른 정산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을 무렵 피고인, 甲 등으로 구성된 동업자들 조합은 해산되었다고 보이거나 적어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은 아니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乙이 피고인에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한 것을 두고, 가처분 채권자인 甲에 대하여 가처분으로 보전하고자 한 부동산 인도청구권을 실현하는 채무를 이행한 것이라거나 변제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乙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일부 이전받음으로써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가처분 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br/>
[1] 형법 제140조 제1항 / [2] 형법 제30조, 제140조 제1항, 민법 제703조, 제720조 <br/>
【피 고 인】 피고인 <br/>【상 고 인】 검사<br/>【원심판결】 대전지법 2024. 4. 3. 선고 2022노3509 판결 <br/>【주 문】<br/>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br/><br/>【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br/> 1. 공소사실의 요지<br/> 피고인은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과 공동 투자하여 2017. 6. 26. 충남 부여군에 있는 토지 4필지(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공소외 1 명의로 경락받아 2017. 8. 9.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이 있다.<br/> 공소외 4는 2014. 1. 20.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으로 진입하는 출입구에 5t 화물차를 주차하고 그 위에 자신이 소유하는 컨테이너박스 1동(이하 ‘이 사건 컨테이너’라 한다)을 올려 직원인 공소외 5로 하여금 관리하게 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해 왔고, 공소외 1은 2017. 8. 18.경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에서 공소외 4를 채무자로 하는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하 ‘이 사건 가처분’이라 한다) 결정을 받은 후 위 법원 집행관에게 집행을 위임하였다. 집행관은 2017. 8. 30.경 이 사건 부동산에서 가처분 채무자 공소외 4의 대리인 공소외 5에게 ‘채무자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 명의의 이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를 고지하고, 같은 취지의 고시문을 이 사건 컨테이너에 부착하였다. 이후 공소외 4는 2017. 11. 29.경 위 법원으로부터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명령(이하 ‘이 사건 인도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br/> 피고인은 공소외 1과의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하여 분쟁이 생기자, 이 사건 인도명령에 따라 컨테이너를 철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공소외 4와 공모하여,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계속함으로써 공소외 1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기로 마음먹었다.<br/>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8. 10. 10.경 이 사건 부동산에 있는 이 사건 컨테이너를 공소외 4로부터 150만 원에 매수하고 지게차를 불러 이 사건 부동산의 진입로에 놓아두게 한 후 자신이 직접 이 사건 컨테이너를 점유하였다.<br/>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4와 공모하여, 위와 같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 일부를 이전받는 방법으로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집행의 효용을 해하였다.<br/> 2. 원심의 판단<br/>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140조 제1항에서 정한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봉인 또는 압류 기타 강제처분의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br/> 가. 피고인, 공소외 1 등으로 이루어진 동업자들은 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을 형성하고 있는데, 공소외 4가 그 조합원 중 한 명인 피고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는 것은 이 사건 가처분으로 보전하고자 한 부동산 인도청구권을 실현하는 채무의 이행 내지 변제행위이므로, 이를 가처분 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br/> 나.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놓아두는 방법으로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4가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중단한 순간 피고인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이미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개시하게 되므로,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승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br/> 3. 대법원의 판단<br/> 가.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20322 판결 참조). 집행관이 부동산에 관하여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집행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부동산에 부착한 이후에 가처분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고시문의 효력을 사실상 없애버리는 행위이므로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한다(대법원 1980. 12. 23. 선고 80도1963 판결,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도8238 판결 등 참조).<br/>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br/> 1) 집행관은 2017. 8. 30. 이 사건 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자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는 등의 구체적 집행행위를 하고, ‘채무자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집행 취지가 기재된 고시문을 이 사건 컨테이너에 부착하였다. <br/> 2) 피고인은 2018. 1. 31. 공소외 1을 대리하여 공소외 4와 사이에 ‘공소외 4는 6개월 후에 5,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철회(포기) 합의각서를 작성하였는데, 공소외 1은 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항의하고 피고인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였다. 이후에도 공소외 1과 피고인 등 사이에 동업약정 위반 등을 이유로 한 분쟁이 계속되었고, 공소외 1은 2018. 8. 17. 피고인에게 동업약정 해소에 따른 정산금 명목으로 4,502만 원을 지급하였다. <br/> 3) 피고인은 2018. 3.경 공소외 4에게 ‘이 사건 부동산은 나와 공소외 1 등 4명이 공동으로 경락받은 것인데도 공소외 1이 단독으로 권리행사를 하고 있다. 그러니 내가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수하여 공소외 1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권리행사를 막고 싶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공소외 4는 ‘유치권 행사가 끝나면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도하겠다.’고 말하였다.<br/> 4) 공소외 1은 2017. 11. 29. 공소외 4를 상대방으로 하는 이 사건 인도명령을 받았고, 위 인도명령이 2018. 9. 18. 확정되었다. 공소외 4는 집행관 등에게 ‘2018. 10. 10. 자진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 등을 치우고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풀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후 그 약속대로 2018. 10. 10. 점유 해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때 이 사건 부동산으로 간 피고인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겠다고 하자 공소외 4는 피고인에게 이를 대금 150만 원에 매도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놓아두었다. 피고인은 그 직후 이 사건 컨테이너에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자임을 나타내는 문구를 표시하였다. <br/> 다. 이러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일부 이전받음으로써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가처분 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br/> 1) 피고인은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놓아두는 방법으로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일부 이전받았다고 볼 수 있다.<br/> 가) 피고인은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기 약 7개월 이전에 공소외 4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공소외 1의 권리행사를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공소외 4는 ‘유치권 행사가 끝나면 컨테이너를 매도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피고인은 공소외 4가 스스로 이 사건 컨테이너를 치우기로 한 날에 이 사건 부동산으로 가서 컨테이너를 매수하고 부동산의 점유를 개시하였다.<br/> 나) 피고인은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컨테이너를 인도받은 당일 컨테이너에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자임을 나타내는 문구를 표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4가 부동산을 점유하던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였다.<br/> 다) 공소외 1의 위임을 받은 집행관은 2018. 11. 7. 이 사건 인도명령을 집행하려 하였으나 ‘이 사건 컨테이너를 보았을 때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등의 이유로 집행하지 못하였고, 공소외 1은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았음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발급받아 다시 이 사건 인도명령을 집행하였다. <br/> 2) 공소외 4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한 것을 두고, 가처분 채권자인 공소외 1에 대하여 그 가처분으로 보전하고자 한 부동산 인도청구권을 실현하는 채무를 이행한 것이라거나 변제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br/> 가)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의 채권자는 공소외 1이고 피보전권리는 공소외 1이 소유권에 기하여 보유하는 부동산 인도청구권이므로, 그 인도청구권의 이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외 1에 대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br/> 나) 민법 제720조에 규정된 조합의 해산사유인 ‘부득이한 사유’에는 조합원 사이의 반목·불화로 인한 대립으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조합의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2다21098 판결 등 참조). 공소외 1과 피고인 등 사이의 분쟁 경위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1이 2018. 8. 17. 피고인에게 동업약정 해소에 따른 정산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을 무렵 이 사건 조합은 해산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적어도 이 사건 조합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된다. <br/> 다) 피고인이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는 것은 공소외 1의 의사에 반하였고, 이와 같은 점유 이전에 관하여 피고인이 사전에 공소외 1과 논의한 사실도 없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개시한 후 공소외 1을 배제한 배타적인 점유를 주장하였다.<br/> 라)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부동산 인도청구권을 이행받는 것임에도 공소외 4에게 150만 원을 주고 이 사건 컨테이너를 매수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았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br/> 라.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140조 제1항 공무상표시무효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br/> 4. 결론<br/>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br/><br/>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권영준 엄상필(주심)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