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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이름을 알 수 없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일명 ‘보이스피싱’) 조직원 甲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피고인 명의의 신분증과 은행 계좌번호를 전송한 다음 甲으로부터 ‘돈이 입금되면 현금으로 찾아 상자에 넣은 다음 지시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라.’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하여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보이스피싱 범행을 할 것을 순차 공모한 후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여 또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인출책 및 전달책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피해금 합계 2,45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br/> 피고인은 일거리가 없어져 대출을 알아보던 중 ‘BK 팀장’이라고 밝히는 대출 브로커 甲과 연락하게 되면서 대출 신청을 하였는데, 甲이 카카오톡을 통해 ‘대출신청 진행에 필요한 서류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여 甲에게 카카오톡으로 신분증, 계좌번호 등을 보냈고, 甲은 피고인에게 전화로 대출과정에 관하여 자세히 설명한 점, 피고인과 甲의 대화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고인 명의 계좌번호를 제공하거나 그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한 목적이 대출을 받기 위한 것임은 분명해 보이고, 만약 피고인이 甲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라거나 위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의심하였다면 대출을 받으려는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도 당연히 알았을 것인 점(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시키는 일을 하고, 그를 통해 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는 것만으로 그 계좌가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고, 또한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것처럼 가장하여 은행 거래실적을 쌓으면 신용등급이 올라가 대출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금융거래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거짓말에 속았다고 하여 상식이나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는 점, 나날이 조직화하고 교묘해지는 전화금융사기의 수법에 비추어, 피해자들처럼 전화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간단하게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채 거액을 편취당하는 피해자들이 양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출을 위한 거래실적을 쌓는 것이라는 거짓말에 속아 계좌에 이체된 피해금원을 인출 및 전달하는 일을 하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한편 그들이 이를 인출하여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법적인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들이 전화금융사기의 공동정범 또는 공범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추단할 수도 없으므로 그 공모관계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특히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와 같은 일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br/>
2025. 5. 29.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되어 2023. 11. 17.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의 것을 ‘구법’이라 하고, 개정된 것을 ‘신법’이라 한다)은 제2조 제2호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로서,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는 행위[(가)목] 및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자금을 송금·이체하는 행위[(나)목]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5조의2 제1항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게 하는 행위(제1호, 이하 ‘제1호 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취득한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는 행위(제2호, 이하 ‘제2호 행위’라 한다)를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그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처벌 범위를 확대하고 그 법정형을 강화하기 위하여 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된 신법은 제2조 제2호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로서, 위 (가)목, (나)목의 행위 및 자금을 교부받거나 교부하도록 하는 행위[(다)목], 자금을 출금하거나 출금하도록 하는 행위[(라)목]를 말한다.’고 정하여 대면편취형·출금형 등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정의 규정에 포함하는 한편, 제15조의2 제1항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 그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면서 처벌 수준을 구법보다 상향하고, 부칙에서 신법 시행 전에 이루어진 구법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구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br/> 위와 같은 개정 법률 문언의 의미와 개정 취지, 구법과 신법의 벌칙조항(제15조의2 제1, 2항) 규정 방식의 차이(구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수단이 되는 구체적 행위 태양인 제1, 2호 행위를 범죄구성요건으로, 신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 자체를 범죄구성요건으로 규정하는 방식),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자금을 송금·이체하거나 하도록 하는 행위 유형의 전기통신금융사기[구법과 신법의 각 제2조 제2호 (가)목, (나)목]를 행하기 위한 구체적 수단 중에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거나 하게 하는 것(제1, 2호 행위)’이 당연히 포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구법 제15조의2 제1, 2항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한 제1, 2호 행위나 그 미수 범행은 신법 제15조의2 제1, 2항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나 그 미수 범행에 충분히 포함된다. <br/> 따라서 구법 제15조의2 제1항이 신법 제15조의2 제1항으로 개정됨에 따라 구법에서 정한 제1, 2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다고 보아 제1, 2호 행위에 관한 형이 폐지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제1, 2호 행위에 관한 형이 구법보다 무거워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신법 시행 전의 행위는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행위 시의 법률인 구법에 따라 범죄가 성립하고 형사처벌할 수 있다.<br/>
2024. 9. 27.[1]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의 입법 목적, 적용범위와 특정강력범죄의 비난가능성·반사회성과 사회방위, 범죄의 특별예방 및 일반예방의 수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특례법 제3조 중 "특정강력범죄로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다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조 제1항, 형법 제297조 소정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및 단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라는 부분이 위 입법 목적에 비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할 정도로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br/>[2]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전자감시제도는 성폭력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성행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하여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여, 징역형을 종료한 이후에도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검사의 청구에 의해 성폭력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10년의 범위 내에서 부착기간을 정하여 선고되는 법원의 부착명령에 의해 이루어지는 점에서 일종의 보안처분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보안처분은 범죄행위를 한 자에 대한 응보를 주된 목적으로 그 책임을 추궁하는 사후적 처분인 형벌과 구별되어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형벌에 관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며, 성폭력범죄사건의 양형은 부착명령의 요건에 대한 심사, 그에 따른 부착명령의 선고 여부와 선고되는 부착기간의 결정 등과는 구별된다. 따라서 위 법률 제9조 제5항은 전자감시제도가 보안처분으로서 형벌과는 그 목적이나 심사대상 등을 달리하므로 이를 징역형의 대체수단으로 취급하여 함부로 형량을 감경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당연한 법리를 주의적·선언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위 조항이 평등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br/>
2009. 5. 14.[1] 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본문에 의하면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공갈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로서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거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자금을 송금·이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제2조 제2호 단서에서 "다만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하되,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한다."라고 하여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에서 제외하고 있다.<br/>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의 피해 방지 대책 및 금융회사의 피해 방지 책임 등을 정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의 피해자에 대한 피해금 환급을 위하여 사기이용계좌의 채권소멸절차와 피해금환급절차 등을 정함으로써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예방하고 피해자의 재산상 피해를 신속하게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불특정 타인을 기망·공갈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이른바 ‘보이스피싱’을 엄단하고 일반적인 소송절차 등을 통해서는 피해구제가 어렵다는 인식하에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한 구제·보호조치를 정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이에 따라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그 규율대상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정의하는 한편(제2조 제2호),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피해를 전보받을 수 있도록 계좌지급정지(제4조), 채권소멸(제9조), 피해금환급(제10조) 등의 특별한 구제·보호제도를 두었다. <br/> 이와 같은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취지와 내용 등을 고려하면,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제2조 제2호 단서 전단에서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보이스피싱이 아닌 온라인상에서의 재화나 용역에 관한 일반적인 거래를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규율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 단서 전단의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란 원칙적으로 그 행위의 목적인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과 재산상 이익 사이에 대가관계를 갖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일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위 단서 전단에 해당한다고 보면 보이스피싱의 경우에도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이 관여되기만 하면 재산상 이익과 대가관계가 없더라도 모두 전기통신금융사기에서 제외되어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목적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br/>[2] 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23. 5. 16. 법률 제194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단서 후단은 그 전단에도 불구하고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 본문의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포함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대가관계 유무와 관계없이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 본문의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br/>
2024. 10. 25.[다수의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고 한다) 제15조의2 제1항(이하 ‘처벌조항’이라고 한다)이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이하 ‘전기통신금융사기’라고 한다)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 또는 명령의 입력’이란 ‘타인에 대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에 의하여 자금을 다른 계좌(이하 ‘사기이용계좌’라고 한다)로 송금·이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보 또는 명령의 입력’을 의미한다고 해석되며, 이러한 해석은 이른바 변종 보이스피싱 행위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처벌조항을 신설하였다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개정이유에 의하여서도 뒷받침된다.<br/> 그리고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게 하는 행위(처벌조항 제1호, 이하 ‘제1호 행위’라고 한다)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취득한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는 행위(처벌조항 제2호, 이하 ‘제2호 행위’라고 한다)에 의한 정보 또는 명령의 입력으로 자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는 종료되고 처벌조항 위반죄는 이미 기수에 이른 것이므로, 그 후에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다시 송금하는 행위는 범인들 내부 영역에서 그들이 관리하는 계좌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행위이어서, 이를 두고 새로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br/> 또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타인’은 ‘기망의 상대방으로서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대상이 된 사람’을 의미하고, 제1호 행위에서 정하고 있는 정보 또는 명령을 입력하는 주체인 ‘타인’ 역시 위와 같은 의미임이 분명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제2호 행위에서 정하고 있는 정보 취득의 대상인 ‘타인’ 역시 위와 마찬가지로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대상이 된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제2호 행위에 관하여서만 이와 달리 해석하여 ‘타인’에 사기이용계좌 명의인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br/> 결국 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2014. 1. 28. 법률 제12384호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본문 (가)목, (나)목,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 본문, 처벌조항의 문언과 내용 및 처벌조항의 신설 취지 등을 종합하면,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후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하여 정보처리장치에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의 정보 등을 입력하는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대상이 된 사람의 정보를 이용한 행위’가 아니라서, 처벌조항이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br/>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 처벌조항 위반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목적’이라는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를 가지고 있는 목적범에 해당한다. 처벌조항의 객관적 구성요건은 ‘타인으로 하여금 정보나 명령을 입력하게 하거나, 취득한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정보나 명령을 입력하는 행위’이고, 구성요건적 행위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불법성이 인정되는데, 여기서 ‘전기통신금융사기’는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인 목적의 대상일 뿐 처벌조항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는 아니다.<br/>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자금을 제3자 명의의 차명계좌인 이른바 대포통장 계좌(이하 이러한 대포통장 계좌를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라고 한다)로 송금·이체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지급정지 조치를 회피하여 자금을 자유롭게 처분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보아야 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후의 행위라고 볼 것은 아니다.<br/>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제2조 제3호에서 따로 "피해자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하여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자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처벌조항에 ‘피해자’라는 용어 대신 굳이 ‘타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문언 그대로 ‘범인 이외의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법자의 의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의 명의인도 처벌조항에서 말하는 ‘타인’에 해당한다.<br/>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의 인출책이 범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자금을 찾고자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의 명의인으로부터 취득한 정보 등을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는 행위는 처벌조항의 문언을 굳이 확장하거나 유추하지 않더라도 문언에 그대로 들어맞는 행위이다. 이와 같이 처벌조항을 해석한다고 하여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br/> 결론적으로, 피해자의 자금이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후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하여 계좌 명의인의 정보를 이용하여 정보처리장치에 정보 등을 입력하는 행위는 처벌조항 제2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br/>
2016. 2. 19.[1] 강도살인죄에 있어서의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br/> [2] 강도가 베개로 피해자의 머리부분을 약 3분간 누르던 중 피해자가 저항을 멈추고 사지가 늘어졌음에도 계속하여 누른 행위에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br/> [3] 우리 법이 사형제도를 두고 있지만, 사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마지막 형벌이므로,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참작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br/> [4] 피고인이 약 1년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9명의 부녀자에 대한 강간 등의 범행으로 제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던 중 도주하여 다시 강도살인의 범행을 저지른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아직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고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이며 재판과정에서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자백하면서 깊이 참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사형을 선고한 것은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br/> [5] 강간범이 강간행위 후에 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부녀의 재물을 강취하는 경우에는 형법상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을 뿐인바,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2항은 형법 제334조(특수강도) 등의 죄를 범한 자가 형법 제297조(강간) 등의 죄를 범한 경우에 이를 특수강도강간 등의 죄로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강간범이 강간의 범행 후에 특수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부녀의 재물을 강취한 경우에는 이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5조 제2항 소정의 특수강도강간죄로 의율할 수 없다.<br/>
2002. 2. 8.[1] 강간행위에 수반하여 생긴 상해가 극히 경미한 것으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있을 터이나, 그러한 논거는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만한 폭행 또는 협박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것이거나 합의에 따른 성교행위에서도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해와 같은 정도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정도를 넘는 상해가 그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생긴 경우라면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며,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인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br/> [2] 정식의 상해진단서는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나 피해자가 입은 상처의 부위와 내용, 그 상해의 정도나 치유기간 등에 비추어 보아 그러한 정도의 상처로 인하여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처가 강간치상죄에서 정한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br/>
2003. 9. 26.[1]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문리해석상 반포·판매 등의 대상인 ‘그 촬영물’이란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따라서 타인의 승낙을 받아 촬영한 촬영물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위 법률조항의 법규정 형식, 입법연혁 및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제14조의2 제1항 후단의 ‘그 촬영물을 반포’하는 행위란 일명 몰래카메라에 의해 촬영한 촬영물을 반포하는 행위, 즉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된 성적 촬영물을 반포하는 행위일 것임을 요한다. 따라서 타인의 승낙을 받아 찍은 촬영물을 사후에 그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한 경우까지 위 법률조항에 의해 처벌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br/>[2] 전처의 승낙을 얻어 캠코더로 촬영해 두었던 전처와의 성행위 동영상이 담긴 CD 100여 장을 택시기사들에게 배포한 사안에서, 그 촬영물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 위반죄의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고 음란물건반포죄의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라고 한 사례. <br/>
2009. 7. 14.[1] [다수의견] 사기죄에서 처분행위는 행위자의 기망행위에 의한 피기망자의 착오와 행위자 등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라는 최종적 결과를 중간에서 매개·연결하는 한편, 착오에 빠진 피해자의 행위를 이용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것을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사기죄와 피해자의 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행위자가 탈취의 방법으로 재물을 취득하는 절도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처분행위가 갖는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고려하면, 피기망자의 의사에 기초한 어떤 행위를 통해 행위자 등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인정된다.<br/> 사기죄에서 피기망자의 처분의사는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형성된 하자 있는 의사이므로 불완전하거나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분행위의 법적 의미나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피기망자의 주관적 인식과 실제로 초래되는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고, 이 점이 사기죄의 본질적 속성이다. 따라서 처분의사는 착오에 빠진 피기망자가 어떤 행위를 한다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인식까지 필요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br/> 사기죄의 성립요소로서 기망행위는 널리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착오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인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에 관한 것이든,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든, 법률효과에 관한 것이든 상관없다. 또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하자 있는 피기망자의 인식은 처분행위의 동기, 의도, 목적에 관한 것이든, 처분행위 자체에 관한 것이든 제한이 없다. 따라서 피기망자가 기망당한 결과 자신의 작위 또는 부작위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그러한 행위가 초래하는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그와 같은 착오 상태에서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를 하기에 이르렀다면 피기망자의 처분행위와 그에 상응하는 처분의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br/>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처분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근거는 처분행위를 피해자가 인식하고 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될 때 처분행위를 피해자가 한 행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처분의사가 갖는 기능은 피해자의 처분행위가 존재한다는 객관적 측면에 상응하여 이를 주관적 측면에서 확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처분행위라고 평가되는 어떤 행위를 피해자가 인식하고 한 것이라면 피해자의 처분의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피해자가 처분행위로 인한 결과까지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br/> 결론적으로 사기죄의 본질과 구조, 처분행위와 그 의사적 요소로서 처분의사의 기능과 역할, 기망행위와 착오의 의미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기망자가 처분행위의 의미나 내용을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피기망자의 작위 또는 부작위가 직접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로 평가되고, 이러한 작위 또는 부작위를 피기망자가 인식하고 한 것이라면 처분행위에 상응하는 처분의사는 인정된다. 다시 말하면 피기망자가 자신의 작위 또는 부작위에 따른 결과까지 인식하여야 처분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br/>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 절도는 범죄행위자의 탈취행위에 의하여 재물을 취득하는 것이고, 사기는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것으로, 양자는 처분행위를 기준으로 하여 구분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기죄는 자기손상범죄, 절도죄는 타인손상범죄라고 설명된다. 사기죄에서 이러한 자기손상행위로서 처분행위의 본질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피해자에게 자기 재산 처분에 대한 결정의사가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면 피해자의 행위가 자신의 재산권과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형성된 의사에 지배된 작위 또는 부작위만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규범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처분결과에 대한 아무런 인식 또는 의사가 없는 처분행위는 그 자체로서 모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피해자가 자신의 재산과 관련하여 무엇을 하였는지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의 사기죄는 자기손상범죄로서의 본질에 반한다.<br/> 사기죄의 구성요건은 사기죄의 본질에 따라 해석되어야 하고, 이러한 본질에 반하는 구성요건 해석론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자기손상범죄로서 사기죄를 특징짓고 절도죄와 구분 짓는 처분행위의 해석상 피기망자에게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요청되는 것으로, 사기죄의 다른 구성요건인 착오와 기망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이에 반하는 해석론을 전개할 수는 없다. 즉, 사기죄의 본질 및 이를 통해 도출되는 처분의사의 의미에 의하면, 착오에 빠진 피기망자가 자신의 행위의 의미와 결과에 대한 인식을 가진 채 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만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으므로, 구성요건요소로서 피기망자의 착오 역시 처분행위의 동기, 의도, 목적에 관한 것에 한정되고,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처분행위 자체에 관한 착오는 해석론상 사기죄에서 말하는 착오에 포섭될 수 없다. 구성요건으로서 기망행위에 대한 적정한 해석론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결국 사기죄의 본질과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착오 및 기망행위에 대한 부적절한 구성요건 해석을 들어 피기망자의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다수의견의 논증은 선후가 바뀐 해석론에 불과하여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br/> 사기죄의 처분의사 판단에서 피기망자에게 처분결과에 대한 인식이 필요 없는 것으로 해석하는 다수의견에 의하면 사기죄 성립 여부가 불분명해지고, 그 결과 처벌 범위 역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 행위자의 기망적 행위가 개입한 다수의 범행에서 피기망자의 인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기 범행과 사기 아닌 범행을 명확히 구분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피기망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위법한 기망행위를 통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행위자를 형사처벌하고자 한다면, 다수의견과 같이 사기죄에 관한 확립된 법리의 근간을 함부로 변경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입법을 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다.<br/>[2] [다수의견] 이른바 ‘서명사취’ 사기는 기망행위에 의해 유발된 착오로 인하여 피기망자가 내심의 의사와 다른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초래한 경우이다. 여기서는 행위자의 기망행위 태양 자체가 피기망자가 자신의 처분행위의 의미나 내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하거나 피기망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기망자는 착오에 빠져 처분문서에 대한 자신의 서명 또는 날인행위가 초래하는 결과를 인식하지 못하는 특수성이 있다. 피기망자의 하자 있는 처분행위를 이용하는 것이 사기죄의 본질인데, 서명사취 사안에서는 그 하자가 의사표시 자체의 성립과정에 존재한다.<br/> 이러한 서명사취 사안에서 피기망자가 처분문서의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내심의 의사와 처분문서를 통하여 객관적·외부적으로 인식되는 의사가 일치하지 않게 되었더라도, 피기망자의 행위에 의하여 행위자 등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재산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처분문서가 피기망자에 의하여 작성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피기망자가 행위자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착오에 빠진 결과 내심의 의사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키는 내용의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처분문서의 내용에 따른 재산상 손해가 초래되었다면 그와 같은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한 피기망자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한다. 아울러 비록 피기망자가 처분결과, 즉 문서의 구체적 내용과 법적 효과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어떤 문서에 스스로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처분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는 행위에 관한 인식이 있었던 이상 피기망자의 처분의사 역시 인정된다.<br/>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 사기죄의 본질 및 구조에 비추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란 어디까지나 처분의사에 지배된 행위이어야 하고, 이러한 처분의사는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한 인식을 당연히 전제한다. 그 결과 피기망자가 기망행위로 인하여 문서의 내용을 오신한 채 내심의 의사와는 다른 효과를 발생시키는 문서에 서명·날인하여 행위자 등에게 교부함으로써 행위자 등이 문서의 내용에 따른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되는 이른바 서명사취 사안의 경우에는, 비록 피기망자에게 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한다는 인식이 있었더라도, 처분결과에 대해 아무런 인식이 없었으므로 처분의사와 처분행위를 인정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br/> 재산적 처분행위나 그 요소로서의 처분의사가 존재하는지는 처분행위자인 피기망자의 입장에서 파악할 수밖에 없고, 피기망자가 문서의 내용에 관하여 기망당하여 그에 대한 아무런 인식 없이 행위자에 의해 제시된 서면에 서명·날인하였다면, 오히려 작성명의인인 피기망자의 의사에 반하는 문서가 작성된 것으로서 문서의 의미를 알지 못한 피기망자로서는 그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는 범행에 이용당한 것일 뿐, 그 의사에 기한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br/> 서명사취 사안의 행위자가 위조된 서면을 이용하여 그 정을 모르는 금전 대여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하기에 이르렀다면 금전 대여자에 대한 금전편취의 사기죄가 성립될 여지도 충분함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토지 소유자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가 초래된다거나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이러한 경우에 금전 대여자에 대한 사기죄와 별개로 토지 소유자를 피해자로 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다. 행위자가 최초부터 금전을 편취할 의도 아래 토지 소유자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였다면, 서명사취 범행에 따른 문서 위조는 금전 대여자에 대한 기망을 통하여 금전을 편취하는 일련의 사기 범행을 위한 수단이거나 그 실행행위에 포함되는 행위로 보아야 한다.<br/>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처분결과에 대한 피기망자의 주관적인 인식이 필요하고, 서명사취 사안의 경우 피기망자에게는 자신이 서명 또는 날인하는 처분문서의 내용과 법적 효과에 대하여 아무런 인식이 없으므로 처분의사와 그에 기한 처분행위를 부정함이 옳다.<br/>[3] 피고인 등이 토지의 소유자이자 매도인인 피해자 甲 등에게 토지거래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라고 속여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게 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은 다음, 이를 이용하여 甲 등의 소유 토지에 피고인을 채무자로 한 근저당권을 乙 등에게 설정하여 주고 돈을 차용하는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사기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등은 피고인 등의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결과 토지거래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로 잘못 알고 처분문서인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甲 등의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甲 등이 비록 자신들이 서명 또는 날인하는 문서의 정확한 내용과 문서의 작성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토지거래허가 등에 관한 서류로 알고 그와 다른 근저당권설정계약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문서에 스스로 서명 또는 날인함으로써 그 문서에 서명 또는 날인하는 행위에 관한 인식이 있었던 이상 처분의사도 인정됨에도, 甲 등에게 그 소유 토지들에 근저당권 등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甲 등의 처분행위가 없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br/>
2017. 2. 16.피고인들은 모두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자들로서, 피고인 甲은 주점을 총괄하여 운영하는 업주이고, 피고인 乙은 전무, 피고인 丙은 지배인, 피고인 丁은 웨이터, 피고인 戊는 피고인 甲에게 고용되어 호객행위를 하는 속칭 ‘삐끼’인데, 피고인 乙, 丙, 丁, 戊는 합동하여, 피고인 甲은 피고인 乙, 丙, 丁, 戊와 공모하여, 취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여 주점으로 유인한 다음 손님인 피해자들에게 가짜 양주를 급하게 마시도록 하여 만취상태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들의 신용카드 등으로 과다한 금액의 술값을 결제하는 방법으로 20회에 걸쳐 피해자들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취득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하여 특수강도 및 특수강도미수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이다.<br/> 특수강도죄에서 ‘폭행’은 주류 또는 약물을 사용하여 사람을 졸음이나 혼취상태에 빠뜨리는 것도 포함하는데, 위 주점은 i) 피고인 戊 등 삐끼가 혼자 걸어가는 취객을 유인하여 주점으로 데려오면, ii) 피고인 丙이 저가 양주와 먹다 남은 술 등을 섞어서 새것처럼 제조한 ‘삥술’(가짜 양주)을 손님에게 제공하고, iii) 피고인 丁 등이 손님을 받아 신용카드,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잔액, 인출한도를 파악하고, iv) ‘마담’ 역할을 하는 피고인 戊와 여성 종업원이 의도적으로 손님에게 술을 빨리 마시게 하여 혼취상태에 빠뜨리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丙 등이 손님이 술 마시는 모습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v) 피고인 丁은 범행이 진행되는 동안 술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손님이 취하면 테이블 위에 손님이 먹지 않은 빈 술병을 올려놓고 사진 등을 찍어 증거를 남기고, vi) 피고인 丙, 丁 등이 손님의 지갑을 꺼내 카운터에 있는 피고인 乙에게 교부하면 피고인 乙이 피고인 丁을 통해 술값보다 과다한 금액의 현금을 인출하거나 주점에 설치된 단말기로 카드결제를 하고 그 밖에 손님의 주민등록증 사진이나 가족들의 전화번호 등을 확보하고, vii) 나중에 술에서 깬 손님이 과다한 결제금액에 대해 항의하면 피고인 乙 등이 기존에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위협하여 불만을 무마하고, viii) 피고인 乙은 수익금을 정산하고 주점 사장인 피고인 甲에게 경과를 보고하는 등으로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형태로 운영된 점, 손님들로 하여금 생리적·화학적 효과를 수반한 알코올 물질을 섭취하게 하여 혼취상태에 빠뜨리는 행위는 단순히 피해자에 대한 기망을 수단으로 하는 사기범행이나 피해자의 임의의사를 제한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수단으로 하는 공갈범행과 달리, 상대방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여 정신을 잃게 하여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강도죄에서의 폭행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들을 혼취상태에 빠뜨려 그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할 의사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사람이 마시면 혼취상태에 빠질 수 있는 정도의 주류를 연속하여 마시게 하여 피해자들을 혼취상태에 빠뜨린 것으로서 특수강도죄에서의 폭행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례이다.<br/>
2019. 11. 15.